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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록
본고는 <숙향전>에 나타난 경계 허물기의 양상을 살피고, 인간계와 천상계의 관계 및 두 세계가 교호하는 장소로서 이화정의 공간적 특성을 규명한 것이다. <숙향전>은 인간계와 천상계의 넘나듦이 빈번하고 그것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으로 작동한다. 숙향은 인간계에서 다섯 번의 액운을 겪은 후에 이선과의 애정을 성취한다. 이는 곧 숙향에게 지워진 구별과 경계를 허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, 이를 통해 설정된 경계의 허위를 폭로한다. 천상계의 존재들 또한 이러한 경계 허물기에 조력하는데, 이는 항아를 위시한 여성신, 하위신들이 옥황상제를 중심으로 한 남성신, 상위신에 대항하는 형태로 드러난다. 즉 현실계에서 발생한 경계 허물기의 근거로서 천상계의 존재가 요구되었고, 그 요구에 따라 천상계의 신들을 배치한 것이다. 그리고 인간계와 천상계가 병존하며 경계 허물기가 구현되는 장소로서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인 이화정이 존재한다. 이곳에서 숙향과 이선은 요지연에 참석하는 꿈을 꾸고 서로를 확인하며, 애정을 성취한다. <숙향전>은 경계를 허무는 과정에서 대결과 승리를 지향하지 않는다. 오히려 숙향의 행보는 화합을 위한 통과의례로서 조정의 과정에 가깝다. 신들의 음조와 보우를 통해 숙향은 고난을 인내하며 주체로서 장으로 진입한다. <숙향전>이 오랜 시간 동안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단계적 고난의 서사와 성취, 그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계 허물기의 경험이 당대 독자들의 기대지평과 조응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.
키워드
- 제목
- <숙향전>; 경계 허물기와 동일시의 서사
- 제목 (타언어)
- Sukhyangjeon, story of breaking down the border and identification
- 저자
- 이승은
- 발행일
- 2017
- 저널명
- 고소설연구
- 호
- 44
- 페이지
- 97 ~ 126